거울을 볼 때마다 점점 젊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요귀(妖鬼)지 사람이랴 거울공장 노동자들은 늘 남의 거울을 만들어놓고 거울 뒤편에서 주물(鑄物)처럼 늙는…
[2005-12-15]팔도 없이 목소리 하나로 사랑을 만들어 나를 깨우는 그는 새벽녘의 내 추위를 지켜보다가 목울대를 울리며 약속시간을 흔들어 알린다 어둠 속 머리맡에 따…
[2005-12-13]따가운 햇살을 견디고 난 선선한 밤이면 나무로 만든 캘리포니아의 집들은 삐끄덕 소리를 내며 집으로 돌아온다. 우두둑 뼈마디를 꺾고 끼-익 기지개를 켜기도…
[2005-12-08]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…
[2005-12-06]나무에 높이 올라갈수록 혼자가 된다 순간, 무서워진다 살던 땅이 멀어지기 때문이다 정든 것들이 점점 멀어지며 보이던 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던 것도 들리지…
[2005-12-01]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. 그대 집에 죽어가는 화초에 물을 주고 냉기 가득한 그대 부엌- 큰솥을 꺼내 국을 끓이세요. 어디선가 지쳐 돌아올 아이들에게 언…
[2005-11-29]이슬비 자욱한 들판 끝에서 얻었지요 어린 호박잎 늙으신 어머님 가져다 드리려고 그래요 무쇠 솥에 쪄서 뜨근뜨근한 보리밥에 얹어 먹으면 고기반찬이 …
[2005-11-24]국수로 나를 때우고 전호리에 닿았어. 북향의 빈 집 한 채. 장독이 굴뚝이 부서져 있고 아기 신발이 길을 잃었어 물어보니, 남편은 목수로 전국을 떠돌고 …
[2005-11-22]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…
[2005-11-17]창문이 하도 오래 덜컹거려서 돌아다보니 빗물 젖는 유리창에 단풍 한 잎 붙어있다 세상에 원 이럴 수가? 혈서를 받게 되다니?! 유안진(1940~ ) ‘가을고백’…
[2005-11-15]언제부터인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.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.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.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. 갈대는 저를…
[2005-11-10]천장天葬이 끝나고 일제히 날아오르는 독수리 떼 허공에 무덤들이 떠간다. 쓰러진 육신의 집을 버리고 휘발하는 영혼아 또 어디로 깃들일 것인가. 삶은 마약과 같아…
[2005-11-08]물은 서로 섞이고 또 섞이고 피는 갈라지더라 물보다 진하다던 피, A도, B도. O도, AB도 물에는 없다 물안개, 안개비 되어 내리고, …
[2005-11-03]나무들이 울창한 생각 끝에 어두워진다 김 서린 거울을 닦듯 나는 손으로 나뭇가지를 걷으며 나아간다 깊이 들어갈수록 숲은 등을 내보이며 멀어지기만 한다 저 너머에 …
[2005-11-01]흐르는 것이 물뿐이랴.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.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…
[2005-10-27]내 어느 해던가 적적하여 못 견디어서 나그네 되어 호올로 산골을 헤매다가 스스로워 꺾어 모은 한 웅큼의 꽃다발 - 그 꽃다발을 나는 어느 이름모를 길가의 아이에게 주었느니…
[2005-10-25]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.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.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…
[2005-10-18]버스를 탔다 흑인이 이십여 명 멕시칸이 대여섯 명 그리고 나 하나 흑인 녀석이 쳐다보며 씨부렁거렸다 -꺼져줄래? 노랑내가 역겹군- 밀리고 밀리어 선 곳 버스 …
[2005-10-13]먼 길 가다가 물을 비우고 세상을 비우고 울어울어 눈물 가득해지면 다시 비고 ㅇ ㅇ ㅇ ㅇ ㅇ ㅇ 방울에서 이응 받침 리을 받침 홀홀 다 떼내…
[2005-10-06]상달 초사흘까지 콩을 익게 하고 들국화 피워 놓고 알밤도 익게 하고 벼메뚜기 살찌워놓고 이날 아침 박달나무 아닌 냄새나는 측간 옆에 우리 감나무, 거…
[2005-10-04]
























문태기 OC지국장
민경훈 논설위원
박홍용 경제부 차장
김영화 수필가
조철환 / 한국일보 오피니언에디터
이기철
옥세철 논설위원
메건 매카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
퀸즈 플러싱에 대규모 카지노 시설 설립이 확정됐다. 뉴욕주게임시설입지선정위원회(GFLB)는 1일 퀸즈 플러싱 소재 ‘메트로폴리탄 팍’(Metr…

메릴랜드주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.비영리단체인 ‘메릴랜드 매터스’는 지난달 30일 ‘메릴랜드…

미 시민권자와 결혼한 외국인 배우자들이 영주권 신청을 위해 마지막 절차인 인터뷰에 참석했다가 연방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되는 사태가 전국에서 …