앞마당 평상 위 둥근 밥상에서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밥을가족이 함께 먹던 그때땅바닥에 곤두박질치는 꽃송이그 꽃자리에 남겨진 까만 꽃씨가통점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때서툰 몸짓으로 머…
[2021-04-27]지난 봄 내 길에서도돋아나 어여쁘던 꽃들아아가들아 어디로 갔니따뜻하던 햇살아너희들 어느 곳에 가거기 포근한 품안이게 하니아으 동동다리겨울 길 위의 두 다리하나뿐인 길을 가는데또 …
[2021-04-22]벚꽃 구경 간다고89세의 할머니이빨은 없고 잇몸만 남은 입술에화장을 한다.뚝! 떨어진 동백이 땅에서 더욱 붉고 곱게 피어 있듯화장품을 바른다.23살의 손녀 화장품을 빌려서검버섯 …
[2021-04-20]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.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.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.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…
[2021-04-15]지리산 앉고,섬진강은 참 긴 소리다.저녁노을 시뻘건 것 물에 씻고 나서저 달, 소리북 하나 또 중천 높이 걸린다.산이 무겁게, 발원의 사내가 다시 어둑어둑고쳐 눌러앉는다.이 미친…
[2021-04-13]이것은꽃의 압축파일이다감 씨를 반으로 따개면흰 배젖에 감싸여 오뚝 서 있는고염나무 한 그루내 아기집 속에 있던 1mm의 아기초음파 영상 같은감 씨 속엔감나무의 숨겨진 전생이 있다…
[2021-04-08]사람을 사랑하면임금은 못 되어도가객歌客은 된다.사람을 몹시 사랑하면천지간에 딱 한 사랑이면시인詩人은 못 되어도저 거리만큼의 햇살은 된다,가까이 못 가고그만큼 떨어져그대 뒷덜미 쪽…
[2021-04-06]막다른 골목에서 만나게 된다누가 붉은 페인트로 써놓은 소변금지간판은 의상실인데 과일 파는 집할머니가 전구를 갈아 끼울 때처럼헝겊으로 조근조근 사과를 돌려 닦을 때퇴근 시간쯤 마주…
[2021-04-01]1964년 토오꾜오 올림픽을 앞두고 지은 지 삼 년밖에 안 된 집을 부득이 헐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을 때의 일이라고 한다. 지붕을 들어내자 꼬리에 못이 박혀 꼼짝도 할 수 없는 …
[2021-03-30]나무 되고 싶은 날은저녁 숲처럼 술렁이는 노천시장 간다거기 나무 되어 서성대는 이들 많다팔 길게 가지 뻗어 좌판 할머니 귤 탑 쓰러뜨리고젊은 아저씨 얼음 풀린 동태도 꿰어 올리는…
[2021-03-25]좌판의 생선 대가리는모두 주인을 향하고 있다꽁지를 천천히 들어봐꿈의 칠 할이 직장 꿈이라는샐러리맨들의 넥타이가 참 무겁지함민복 ‘금란시장’대양을 누비며 헤엄치던 신사들이 삼삼오오…
[2021-03-23]미수가 다 된 어머니가오늘은 봄 처녀가 되셨다뒷짐 지고 개울가로 산보 나가셨다가서너 줌 뜯어온 초록빛 돌나물이까만 비닐봉지 속에서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쇠귀에 경 읽기란 말은가는귀…
[2021-03-18]강화 오일장 속옷 매장에서빨간 내복을 팔고 있소빨간 내복 사고 싶어도엄마가 없어 못 산다오엄마를 닮은늙어가는 누나도 없다오나는 혼자라혼자 풀빵을 먹고 있다오빨간 내복을 입던엄마 …
[2021-03-16]전깃줄에 새 두 마리한 마리가 다가가면 다른 한 마리옆걸음으로 물러 선다 서로 밀고 당긴다먼 산 바라보며 깃이나 추스르는 척땅바닥 굽어보며 부리나 다듬는 척삐친 게 아니라 사랑을…
[2021-03-11]나는 이름이 두 개다아버지 술 드시고 출생신고 하러 가서 면서기랑 농담 따먹기 하다 획이 바뀌는 바람에취학통지서 받던 날 엄마는 아버지를 닦달하였다 어디다 꼬불쳐 놓은 자식이 아…
[2021-03-09]양산 천성산 노천암 능인 스님은개에게도 말을 놓지 않는다스무 첩 밥상을 아낌없이 산객에게 내놓듯이잡수세요 개에게 공손히 말씀하신다선방에 앉아 개에게도 불성이 있느냐고싸우든 말든 …
[2021-03-04]어린 흑염소에겐 힘은 말뚝이다뿔이 나고 털이 억세져도말뚝의 끈을 넘지 못한다강한 뒷다리와 넓은 어깨로도뽑지 못하는 말뚝은 신늘 지는 싸움인 줄 알지만고집은 염소 고집돌아와 빙글빙…
[2021-03-02]슬픔은 수령하되 눈물은 남용 말 것주머니가 가벼우면 미소를 얹어 줄 것지갑을 쫓지도 쫓기지도 말고안전거리를 확보할 것침묵의 틈에 매운 대화를 첨가할 것어제와 비교되며 부서진 나이…
[2021-02-25]잣눈이 내린 겨울 아침, 쌀을 안치려고 부엌에 들어간 어머니는불을 지피기 전에 꼭 부지깽이로 아궁이 이맛돌을 톡톡 때린다그러면 다스운 아궁이 속에서 단잠을 잔 생쥐들이 쪼르르 달…
[2021-02-23]기껏 싸준 도시락을 남편은 가끔씩 산에다 놓아준다산새들이 와서 먹고 너구리가 와서 먹는다는 도시락애써 싸준 것을 아깝게 왜 버리냐핀잔을 주다가내가 차려준 밥상을 손톱만한 위장 속…
[2021-02-18]낫소카운티 정부와 이민당국과의 단속 작전 공조를 통해 매달 평균 270명에 달하는 이민자가 체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. 특히 낫소카운티는 …
워싱턴 지역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며 고령화되고 있다. 이런 변화는 출산율 감소, 이민자 감소, 비싼 주택 가격, 하이브리드 또…
이번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15일 오후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호반 광장에서 APEC 보문단지 야간경관개선 ‘빛의 …