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리는 초대장 없이 같은 숲에 모여들었다. 봄에는 나무들을 이리저리 옮겨 심어 시절의 문란을 풍미했고 여름에는 말과 과실을 바꿔 침묵이 동그랗게 잘 여물도록 했다. 가을에는 최선…
[2013-11-19]하루는 아내가 환자가 되고 내가 보호자 노릇을 하고 또 하루는 내가 환자가 되고 아내가 보호자 노릇을 한다 돌아가는 길에 짬이 나면 길거리 벤치에 앉아 바쁘게 흘러가는…
[2013-11-14]달걀이 아직 따뜻할 동안만이라도 사람을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사는 세상엔 때로 살구꽃 같은 만남도 있고 단풍잎 같은 이별도 있다 지붕이 기다린 만큼 너는 기다려 …
[2013-11-12]자동차에서 내려 걷는 시골길 그동안 너무 빨리 오느라 극락을 지나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디서 읽었던가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가다가 잠시 쉰다고 영혼이 뒤따라오지 못할…
[2013-11-07]눈가에 웃음이 가득한 남자가 웃음을 멈추고 말한다 “ 아랍어를 말할 수 있을 때까지- 당신은 고통을 이해할 수 없어요-” 고통은 머리 뒤쪽과 관계가 있다, 아랍인의 슬픔은…
[2013-10-31]군데군데가 다 해진 골덴 바지에 얼룩진 셔츠에 내가 옷을 모시고 살았다는 말이 더 맞을 차림새로 휴일 출근을 한다 30년이나 변심 없이 나를 지켜준 노동에 오히려 내…
[2013-10-29]그는 슬픔이 많은 내게 나무 속의 방 한 칸 지어주겠다 말했었네 가을 물색 붉고 고운 오동나무 속에 아무도 모르게 방 한 칸 들이어 같이 살자 말했었네 연푸른 종소리 울…
[2013-10-22]앞 가로변 은행나무 한 그루가 고아처럼 자라고 있다 깨어진 보도블록을 사이에 둔 새마을전파상에서는 슈베르트의 송어가 느릿하게 유영하고 있다 가끔은 지느러미가 손상을 입었는…
[2013-10-17]잔디는 그냥 밟고 마당으로 들어오세요 열쇠는 현관문 손잡이 위쪽 담쟁이넝쿨로 덮인 돌벽 틈새를 더듬어 보시구요 키를 꽂기 전 조그맣게 노크하셔야 합니다 적막이 옷매무새라도 …
[2013-10-15]어머니가 개밥을 들고 나오면 마당의 개들이 일제히 꼬리를 치기 시작했다 살랑살랑살랑 고개를 처박고 텁텁텁, 다투어 밥을 먹는 짐승의 소리가 마른 뿌리 쪽에서 들렸다 빈 …
[2013-10-10]오천 평 농장일도 척척 중증 치매환자인 시아버지 병수발도 척척 종갓집 외며느리 역할도 척척인 여자가 있다 곱상한 외모와 왜소한 체구만 보면 손끝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…
[2013-10-08]사각의 틀에 가두어 키를 키우던 토끼가 사각의 틀을 깨고 나와 남새밭을 휘젓고 있다고 둥근 콩잎의 초록빛을 모조리 뜯어 먹는다고 콩밭 주인 할머니가 전화통 속에서 길길이 뛴…
[2013-10-03]시월은 가장 쓸쓸한 달, 그대가 만약 추코트카반도에 가게 된다면 그건 베링해의 우울한 샹송을 가슴으로 듣는 기회가 될 거예요. 순록들은 두툼한 고요를 몸에 두르고 한 뿌리…
[2013-10-01]내가 숲 속에 있을 때 특히 버드나무, 주엽 그리고 너도밤나무, 참나무 소나무들이 은밀한 즐거움을 내뿜어주는 것을 느낀다. 그들이 나를, 날마다, 구원한다고 할 수도 있다…
[2013-09-26]지하철 출근길 맞은편에 앉은 여자가 핸드백을 열고 화장을 한다 새끼 누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장정에 오른 누 떼의 헐거운 발굽이 탯줄 같은 상형문을 마른하늘에 눌러쓴다 …
[2013-09-24]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시골 버스를 탄다 시골 버스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. 황토흙 얼굴의 농부들이 아픈 소는 다 나았느냐고 소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, 낯모르는 …
[2013-09-19]스스로 껍질을 깨뜨리면 병아리고 누군가 껍질을 깨주면 프라이야. 남자의 말에 나는 삐약 삐약 웃었다. 나는 철딱서니 없는 병아리였다. 그 햇병아리를 녀석이 걷어찼다. 그때 걷…
[2013-09-17]맑은 영혼의 땅 티베트에도 거지가 있다 사원이나 찻집마다 따라 붙는다 티벳사람들, 주머니가 궁해도 이승의 공덕을 쌓게 해주어 고맙다고 거지를 후하게 대한다 시인살이 하…
[2013-09-12]전봇대, 가로등, 그녀 다시 전봇대, 전봇대, 가로등, 그녀 다시 가로수 하나, 둘, ....., 그녀 다시 그녀가 나타나면 흐려지는 풍경, 다시 세피아, 액센트, 누비라…
[2013-09-10]할아버지는 Toner’s Bog에서 잔디를 가장 많이 자르는 분이셨다. 한 번은 종이로 엉성하게 막은 우유병을 할아버지께 갖다드린 적이 있는데 한 번에 쭉 들이키신 후, …
[2013-09-05]






















손영아 문화 칼럼니스트 / YASMA7 대표
조지 F·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
김인자 시인·수필가
한영일 / 서울경제 논설위원
조재성 LA 포럼 회장·도시비평가
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 
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는 29일 퀸즈 뉴욕평통 사무실에‘고 이해찬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추모 분향소’를 설치했다. 분향소는 30일 오후 …

미 전역에 거주하는 한인인구는 최근 3년 사이 약 11만명이 증가해 2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. 연방센서스국이 지난 29일 발표한 아…

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(Fed·연준) 차기 의장 후보자로 케빈 워시(55) 전 연준 이사를 공식 지명했다.트럼프 대통령…